Fero's Room

보스 레벨의 연료 - 꽉 막힌 데이터 동맥, 당신의 AI는 굶어 죽고 있다

by DISOM 202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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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o's Room #4: 보스 레벨의 연료 - 꽉 막힌 데이터 동맥, 당신의 AI는 굶어 죽고 있다
Fero's Room #4

보스 레벨의 연료:
꽉 막힌 데이터 동맥,
당신의 AI는 굶어 죽고 있다

사일로(Silo) 파괴와 데이터 경작(Cultivation) 없이 에이전트 AI는 작동하지 않는다.

2024년 12월 읽기 시간: 약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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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 편의 글을 통해 우리는 2026년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이끌 세 가지 핵심 동력을 확인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1), 그 엔진을 초고속으로 회전시킬 추론 인프라(#2), 그리고 모든 경제 활동의 가치를 담아낼 새로운 디지털 금고, 비트코인(#3). 이제 모든 기술적 준비는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수많은 조직이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최신 GPU와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라는 페라리를 구매했다. 그러나 그 연료 탱크에 모래 섞인 기름을 넣거나, 연료 공급관이 녹슬어 막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

Gartner는 2026년까지 조직의 60%가 AI-ready 데이터 부재로 AI 프로젝트를 포기할 것으로 예측한다. 당신의 회사가 그 60%에 포함될 것인가?

2026년, 경영자가 마주할 가장 무서운 위협은 시장의 경쟁자가 아니다. 바로 조직 내부에 수십 년간 쌓여온 보이지 않는 적, '데이터 동맥경화' 현상이다. 이 글은 당신의 AI가 굶어 죽지 않도록, 막힌 혈관을 뚫고 생명의 피를 공급하는 방법에 대한 긴급 처방전이다.

01

진단: 저장소(Reservoir)의 착각과 동맥경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어떻게 에이전트 AI 시대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는지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에 관한 문제다.

2025년은 '데이터의 시대'로 정의되었다. SK하이닉스와 씨게이트 같은 기업들이 AI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데이터 저수지(Reservoir)'를 구축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이 패러다임 아래,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큰 저장소에 쌓아두는 것을 경쟁력이라 믿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것이다.

부서별로, 시스템별로 데이터를 쌓아두기만 한 결과, 조직의 데이터는 서로 단절된 섬, 즉 '사일로(Silo)'가 되었다. 마케팅팀의 고객 데이터, 영업팀의 계약 데이터, 생산팀의 재고 데이터, 물류팀의 배송 데이터는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각자의 창고에 갇혀 있다.

81%
데이터 사일로가 디지털 전환을
저해한다고 응답한 IT 리더
95%
통합 문제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IT 리더
28%
기업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중
실제 연결된 비율
80%+
프로덕션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AI 프로젝트 비율 (Rand)

지금까지 인간은 이 문제를 '회의'라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왔다. 각 부서 담당자들이 모여 파편화된 정보를 맞추며 겨우 의사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초당 수백, 수천 번의 추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에이전트 AI에게 이러한 데이터 단절은 기능 정지를 의미하는 치명적인 장애물이다.

02

병리학: 사일로(Silo)라는 이름의 혈전, 그 4가지 유형

데이터 사일로는 단순히 데이터의 물리적 분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데이터 맥락의 단절'을 의미하며, 그 원인과 증상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유형의 사일로에 갇혀 있는가?

사일로 유형 발생 원인 동맥경화 유발 효과
기술적 사일로 서로 다른 벤더 솔루션 사용
(예: AWS vs Azure, Oracle vs Snowflake)
데이터 포맷 불일치로 인한 파이프라인 단절
조직적 사일로 부서 간 KPI 경쟁 및 데이터 소유권 분쟁 데이터 공유 거부 및 접근 권한 지연
의미적 사일로 동일한 용어에 대한 다른 정의
(예: '매출'의 정의 차이)
데이터 병합 시 정합성 훼손 및 AI 모델 혼란
문화적 사일로 데이터 보안에 대한 과도한 보수성 데이터 접근 승인에 수주가 소요되는 프로세스 병목
용어 해설
사일로 (Silo)
원래 곡식을 저장하는 원통형 창고를 뜻한다. IT에서는 부서나 시스템 간에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고 고립된 상태를 의미한다. 마치 각 부서가 자기만의 창고에 데이터를 쌓아두고 열쇠를 공유하지 않는 것과 같다.
파이프라인 (Pipeline)
데이터가 생성되어 최종 목적지(분석 시스템, AI 모델 등)에 도달하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처리 과정. 송유관처럼 데이터가 흐르는 통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AI가 "보스 레벨"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일로로 인해 동맥이 막히면, AI는 코끼리의 다리만 만지는 장님처럼 부분적인 데이터만을 학습하게 되고, 이는 치명적인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진다.

레거시 파이프라인의 한계: 24시간 전의 데이터로 오늘을 판단하는가?

과거의 데이터 아키텍처인 ETL(Extract, Transform, Load) 방식은 현대의 실시간 AI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전통적인 ETL은 야간 배치 작업(Batch Job)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이는 데이터가 생성된 지 24시간이 지나서야 분석 시스템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용어 해설
ETL (Extract, Transform, Load)
데이터를 추출(Extract)하고, 변환(Transform)하여, 적재(Load)하는 전통적인 데이터 처리 방식. 대개 밤에 일괄 처리하며, 다음 날 아침 분석에 사용한다.
배치 작업 (Batch Job)
실시간이 아닌 일정 주기(예: 하루 1회)로 대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식. 공장의 야간 생산 라인처럼 밤새 돌아간다.

현대 제조 현장의 경우, 센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AI에 전달되어야만 예지 보전(Predictive Maintenance)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형 네트워크와 프로토콜이 "꽉 막힌 동맥" 역할을 하여 데이터의 흐름을 지연시킨다. 1초가 급한 상황에서 24시간 전의 데이터를 공급받는 AI는 이미 고장 난 기계를 "정상"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기술적 동맥경화의 실체다.

03

분석: 백과사전(Gen AI)은 몰라도 되지만, 집사(Agentic AI)는 알아야 한다

에이전트 AI의 본질을 이해하면, 데이터 사일로 파괴가 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인지 명확해진다. 기존 AI와 에이전트 AI의 차이는 '똑똑한 백과사전'과 '유능한 집사'의 차이와 같다.

📚 생성형 AI (백과사전)

"효과적인 마케팅 문구 10가지를 써줘"와 같은 요청에 답한다. 인터넷의 방대한 외부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Generation)'하는 작업이다.

→ 내부 데이터가 어떻게 파편화되어 있든,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에이전트 AI (유능한 집사)

"내일 전국에 폭우가 예상되니, 배송 지연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에게 미리 안내하고 관련 배송 일정을 자동으로 조정해줘"와 같은 목표를 수행한다.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Action)'해야 한다.

이제 실패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자. 당신의 유능한 에이전트 AI가 배송 지연을 안내하라는 행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실시간 배송 현황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려 하자, '권한 없음' 오류가 발생한다. 물류팀의 데이터 사일로에 막힌 것이다.

이 순간 AI는 작동을 멈추거나, 부정확한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모든 배송은 정상 진행 중입니다"라는 거짓 정보(Hallucination)를 고객에게 보내 물류 대란을 일으킨다. 이는 결국 핵심 고객사의 계약 해지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용어 해설
환각 (Hallucination)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자신 있게 생성하는 현상. 굶주린 AI가 영양실조 상태에서 헛것을 보는 것과 같다.

이 실패의 원인은 '멍청한 AI'가 아니다. 최고의 엔진을 구해놓고도 연료 공급관을 잠가버린 '조직의 구조적 문제'이며, 이는 전적으로 리더의 책임이다.

AI 기아 루프: 자멸적 악순환의 6단계

"AI 기아(AI Starvation)"는 단순히 데이터 양의 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학습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의 부재"를 뜻한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기아 현상이 자기 강화적인 악순환 루프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 AI 기아 루프 (AI Starvation Loop)
1

착취 (Extraction)

AI가 웹사이트와 내부 시스템의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긁어간다.

2

대체 (Replacement)

사용자가 원본 데이터 소스 대신 AI 요약본을 소비하기 시작한다.

3

수익 감소 (Revenue Drop)

데이터 생산자(현업 부서,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가치와 투자가 감소한다.

4

생산 중단 (Cessation)

양질의 새로운 데이터 생산이 줄어들거나 중단된다.

5

데이터 고갈 (Data Famine)

AI가 학습할 신선하고 정확한 데이터가 고갈된다.

6

모델 붕괴 (Model Collapse)

AI가 AI의 결과물을 재학습하며 현실 감각을 상실하고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용어 해설
모델 붕괴 (Model Collapse)
AI 모델이 자신이 생성한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면서 다양성을 상실하고 품질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 근친 교배가 유전적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루프는 결국 "보스 레벨"에 도달한 AI가 자신의 먹이 사슬 기반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업 부서가 "어차피 AI가 다 하니까"라며 데이터 품질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AI는 점점 더 엉터리 판단을 내리게 된다.

04

사례 연구: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월마트 (Walmart)

데이터를 흐르게 만든 성공 사례
  • Enterprise Inventory 시스템: 매장, 물류센터, 온라인 재고를 단일 뷰(Single View)로 통합 — 사일로 완전 제거
  • Self-Healing Inventory: AI가 재고 불균형을 감지해 문제가 매장에 나타나기 전에 자동으로 재배치
  • 에이전틱 AI 도구: 직원이 "이 매장에 부족 배송된 품목이 뭐지?"라고 질문하면 수시간 걸리던 분석을 수초 만에 제공
  • 허리케인 Ian 대응: 물류센터가 오프라인되었을 때 AI가 실시간으로 배송 경로를 재조정하여 고객 수요 충족
  • 핵심 성공 요인: "모든 의사결정이 자동화된, 고도로 통합되고 데이터 중심적인" 공급망 비전 실현

GE Predix

70억 달러를 소각한 실패 사례
  • 야심찬 시작: 2016년 GE는 2020년까지 150억 달러 소프트웨어 매출 예상, Predix가 절반 담당 기대
  • 핵심 실패 원인 #1: 플랫폼을 조직 전체의 기반이 아닌 별도 사일로(Siloed Perspective)로 취급
  • 핵심 실패 원인 #2: 너무 많은 수직 산업을 동시에 지원하려 함 — 데이터 통합보다 확장에 집중
  • 핵심 실패 원인 #3: 단기 매출에 집중, 장기적 데이터 통합 가치 간과
  • 결과: 디지털 자산 사업부 매각 — "경작하지 않고 대청소만 한 결과"

GE는 70억 달러를 투자하고도 플랫폼을 별도 사일로로 취급했다. 데이터를 흐르게 하는 대신 또 하나의 섬을 만든 것이다. 월마트는 처음부터 데이터가 조직 전체에 흐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철학이었다.

05

처방: 청소(Cleaning)하지 말고 경작(Cultivate)하라

많은 경영진은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회성의 거대한 '데이터 전처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는 마치 날을 잡아 집안 '대청소'를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대청소한 방이 며칠 만에 다시 어지러워지듯, 이 접근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데이터는 매 순간 새롭게 생성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경작(Cultivate)이란?

단순히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가 생성되는 순간부터 AI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건강한 형태로 조직 전체에 원활하게 흐르는 '환경(Environment)'을 조성하는 것이다.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 수로를 내어 물을 공급하며, 지속적으로 밭을 돌보는 농부의 철학과 같다.

2025년 노벨 경제학상이 주는 교훈

202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엘 모키르(Joel Mokyr)는 산업혁명의 비밀이 '유용한 지식(Useful Knowledge)'의 축적과 흐름에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두 가지 지식이 상호 작용할 때 가능하다:

  • 명제적 지식(Propositional Knowledge, Why): '왜' 작동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원리 — 리더는 먼저 '왜' 부서 간 데이터 개방과 연결이 우리 조직 전체의 생존에 필수적인지에 대한 전략적 당위성을 모든 구성원에게 설득해야 한다.
  • 처방적 지식(Prescriptive Knowledge, How):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한 실용적 지침 — 모든 내부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API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구체적인 기술적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스 레벨 연료의 3가지 조건

그렇다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최종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한 "보스 레벨 연료"란 무엇인가? 이는 단순한 데이터(Data)가 아닌 정보(Information)이며, 나아가 지혜(Wisdom)에 가까운 맥락을 포함해야 한다.

🏷️

조건 1: 맥락(Context)의 내재화메타데이터의 풍부함

단순히 "온도: 50도"라는 데이터는 연료가 될 수 없다. "센서ID: A-123, 위치: 제2공장 보일러, 측정시각: 2025-12-31 10:00:00, 정상범위: 40-60도"라는 맥락이 포함되어야만 AI는 이를 바탕으로 "정상"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데이터 패브릭(Data Fabric) 기술은 이러한 맥락을 데이터와 함께 이동시켜 사일로를 연결한다.

조건 2: 실시간성(Timeliness)스트리밍 아키텍처

AI가 전술적 지휘관(Boss)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배치 처리된 어제의 데이터는 죽은 데이터다. 보스 레벨 연료는 스트리밍 아키텍처(예: Apache Kafka)를 통해 생성되는 즉시 AI 모델에 주입되어야 한다.

📝

조건 3: 거버넌스와 계약(Contract)데이터 계약

연료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데이터 계약(Data Contracts)" 개념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생산자(애플리케이션 팀)와 소비자(AI 팀) 간에 데이터의 스키마, 품질, 업데이트 주기에 대한 명시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코드로 강제한다. 이는 불량 연료가 엔진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용어 해설
데이터 패브릭 (Data Fabric)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지 않고도 하나의 논리적인 계층으로 통합하여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아키텍처. 마치 여러 개의 창고를 연결하는 컨베이어 벨트 네트워크와 같다.
Apache Kafka
LinkedIn이 개발한 분산 스트리밍 플랫폼. 초당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전달할 수 있다.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없이 데이터가 쉬지 않고 흐르게 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계약 (Data Contracts)
데이터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데이터의 형식, 품질 기준, 업데이트 주기를 명문화한 계약. 공급업체와 제조업체 간의 부품 규격 계약서와 유사하다. 계약을 어기면 자동으로 알림이 발생한다.

모든 신규 프로젝트, 모든 소프트웨어 도입의 첫 질문이 '이 데이터는 어떻게 저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데이터는 어떻게 조직 전체에 실시간으로 흐르게 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06

행동 강령: 2026년형 조직을 위한 데이터 파이프라인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리더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세 가지 과제는 정치적, 기술적, 그리고 시스템적 차원에 걸쳐 있다.

01

사일로 폭파

Political — 정치적 결단

데이터의 소유권은 더 이상 개별 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핵심 자산'임을 선포해야 한다. 이는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정치적 결단이다. 데이터 공유를 부서 이기주의의 명분으로 거부하는 리더에게는 명백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2026년 이후, 데이터 사일로를 방치하는 리더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으로 간주될 것이다.

02

연결성 확보

Technical — 기술적 전환

IT 예산의 우선순위를 데이터 '저장'에서 데이터 '연결'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값비싼 데이터 저장소를 늘리는 데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조직 내 모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가 에이전트 AI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API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모든 시스템은 '연결'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데이터 가상화(Data Virtualization) 기술을 도입해 물리적 이동 없이도 논리적 통합을 먼저 확보하라.

03

실시간 피드백 루프 구축

Systemic — 시스템적 선순환

에이전트 AI가 특정 행동을 실행한 결과(성공 혹은 실패)와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다시 데이터화되어 시스템에 피드백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고객에게 배송 지연을 안내했을 때, 그 고객이 실제로 불만을 제기했는지 혹은 만족했는지에 대한 반응 데이터가 즉시 AI의 다음 행동 모델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스로 똑똑해지는 조직의 시작이다.

용어 해설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마치 만국 공통어처럼 CRM, ERP, AI 시스템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하게 한다.
데이터 가상화 (Data Virtualization)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지 않고도 마치 한 곳에 있는 것처럼 조회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도서관의 통합 검색 시스템처럼, 책을 옮기지 않고도 어느 분관에 있는지 찾아 볼 수 있다.
07

자가 진단: 당신의 조직은 동맥경화 상태인가?

이제 당신의 조직이 데이터 동맥경화를 앓고 있는지 스스로 진단해볼 차례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어디서부터 수술을 시작해야 할지 파악하라.

데이터 동맥경화 진단 체크리스트

진단 항목
🔴 위험 신호 (Red Flag)
🟢 양호 신호 (Green Light)
데이터 접근성
데이터 요청 후 획득까지 1주 이상 소요
데이터 카탈로그를 통해 즉시 검색 및 접근 가능
데이터 품질
분석가가 데이터 정제에 80% 시간 소요
데이터 계약(Contract)에 의해 품질이 보장됨
파이프라인 안정성
소스 스키마 변경 시 파이프라인이 자주 중단됨
스키마 변경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대응함
AI 모델 성능
배포 후 성능이 급격히 저하됨 (Data Drift)
지속적인 재학습(Continuous Training) 파이프라인 구축
부서 간 협업
"그 데이터는 우리 팀 거야"라는 말이 일상적
데이터를 '제품'으로 제공하는 문화 정착
용어 해설
스키마 (Schema)
데이터의 구조와 형식을 정의한 설계도. 예를 들어 "고객 테이블에는 이름(문자), 나이(숫자), 가입일(날짜) 컬럼이 있다"는 식의 정의다. 스키마가 예고 없이 바뀌면 연결된 시스템이 모두 오류를 일으킨다.
Data Drift (데이터 드리프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제 데이터의 특성이 AI 모델이 학습했던 데이터와 달라지는 현상. 계절이 바뀌면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지듯, 데이터의 분포가 변하면 AI 모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위험 신호가 3개 이상이라면, 당신의 조직은 이미 심각한 동맥경화 상태다. 지금 바로 섹션 06의 행동 강령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결론: 흐르는 것이 살아남는다

2026년 AI 시대의 생존과 번영은 당신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쌓아두었는지가 아니라, 그 데이터가 조직 내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흐르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에이전트 AI는 풍부한 데이터의 영양분을 실시간으로 공급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데이터 사일로라는 감옥에 갇혀 기아 상태에 빠져 있는가?

스스로에게 더 무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만약 오늘, 당신의 가장 똑똑한 경쟁자가 당신과 똑같은 자원을 가지고 처음부터 회사를 만든다면, 과연 그들은 데이터를 사일로에 가두겠는가? 그들은 처음부터 데이터가 흐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것이다.

"지금 당신의 조직은 데이터를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가,
아니면 파이프라인에 흘려보내고 있는가?

꽉 막힌 동맥을 뚫을 수 있는 건,
오직 리더인 당신의 '용기(Courage)' 뿐이다."

다음 편 예고

데이터를 흐르게 만들었다면, 이제 이 시스템을 다룰 '사람'을 구할 차례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의 회사에 오지 않는다. #5 인재 편에서 계속된다.

참고 문헌

  • The Impact of Data Silos on AI and Security Operations, Blink Ops (2025)
  • Enterprise data leaders: Our AI ambitions are stalling out on silos, Reltio (2024)
  • How Data Silos Impact AI and Agents, InformationWeek (2025)
  • 4 Ways Walmart Is Scaling AI to Unify Its Supply Chain, Supply Chain Dive (2025)
  • How GE Burned $7B on Their Platform, Platform Engineering
  • Prize in Economic Sciences 2025: Joel Mokyr, NobelPrize.org
  • AI Project Failure Rate: Why 80% Never Reach Production, AI Curator (2025)
  • Through 2026, Organizations Will Abandon 60% of AI Projects, Gartner
  • The AI Starvation Loop: How AI Is Starving The Web, Mark Stokes, Medium
  • How To Know If Your AI IS Starving for Data, Starburst
  • Manufacturing Challenges? Try Our Online First Aid Tool, aPri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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